임금은 배와 같은 존재요, 서민은 물과 같은 존재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물은 배를 뒤엎기도 한다.
-순자
위의 구절이 와 닿는 요즘이다. 2008년 봄-여름,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하고 있다. (아래는 뉴스 기사 인용)
프랑스의 뉴스 전문 방송 프랑스 24가 “한국에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형식의 민주주의가 등장했다”(In South Korea, a new form of democratic expression has emerged via internet)고 18일 보도했다.
이것이 바로 ‘브로드밴드(broadband 광역 네트워크) 민주주의’라며 “어떤 행동을 취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사람들과 먼저 상의하고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을 다시 인터넷에 띠우고 정보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브로드밴드 민주주의가 나타난 이유로 ‘인터넷의 접근성’을 들었다. “한국은 시골에서도 쉽게 인터넷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활성화 돼있다”, “OECD 국가 중 인터넷 접근이 가장 용이하다”, “인터넷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출하는 이가 바로 ‘네티즌’” 브로드밴드 민주주의의 주역이라고 소개했다.
이전 정부에서, 딴나라당의 위대한(?)업적은, 대통령을 탄핵시킴으로써, 대통령은 더이상 국민 위에 군림하는 신성한 존재가 아니게 만들어버렸고, 누구나 마음대로 욕하고 떠들 수 있도록 만들어버렸다. 대통령을 "국가 권력과 권위의 상징" 이라는 높은 위치에서 바닥으로 끌어 내린 것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이번에 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에게 되돌아왔는데, 대통령을 탄핵하고 원색적으로 욕하면서 딴나라당이 그런 결과까지 미처 생각하지는 못했겠지.
이러한 '탈 권위적 대통령' 의 분위기에, 브로드밴드 민주주의가 결합된 결과는, 촛불시위로 나타났다.
퇴근길, 광화문 촛불 시위 군중속에서 흘러나오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는 노래를 들으며, 전율을 느낀다. 브로드밴드 민주주의와, 이것이 오프라인으로 발현된 촛불시위로 인해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라는 말이, 말로만 떠드는 이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것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역사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절대 군주를 권좌에서 끌어내리고, 단두대에서 사형시킨 "프랑스 대혁명"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우리 민족 5천년 역사 이래, 국민이 이렇게 강력한 발언권을 가졌던 적은 없지 않았나 싶다. 2008년 초여름, 우리는 역사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